한참 꿈 많은 고3 혜진이가 보청기를 착용하고 하는 말입니다. 지난 9월 25일에는 서울 미아3동에 위치한 서울 애화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농아 학생들과 소리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 날 행사는 작은 만남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달 말 불광동에 있는 주사랑농아교회에서 농아분들을 대상으로 하여 소리나눔캠페인이 열렸습니다. 행사가 끝나갈 무렵 그 날 하루 종일 수화통역을 해 주신 김영필 집사님이 조용이 다가왔습니다. 김영필 집사님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신데 주일마다 주사랑농아교회에서 수화통역을 해주시고 있는 안수집사님입니다.
부인께서 언어치료사로 일하고 계시는데 제자 중 한 아이가 와우수술을 받았는데 잘 듣지 못하고 있어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농아 교인들 중 평생 듣지 못하다 그 날 처음 소리를 듣게 되는 광경을 목격하고 보니 그 아이 생각이 퍼뜩 나서 와우수술을 받지 않은 다른 쪽 귀에 보청기를 착용할 수 있겠는가 걱정 반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한 쪽 귀로 듣는 것 보다는 양 쪽 귀를 통해 소리를 듣는 것이 나으니 부모님께 말씀드려 아이를 데리고 저희 청각센타를 방문해 줄 것을 권해드렸습니다.
며칠 후 아이를 데리고 부모님이 오셨습니다. 한 쪽 귀를 평생 포기해야만 하나 낙심하시고 계셨는데 뜻하지 않은 기회에 옆에 계신 부모님이 더 긴장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경제적 어려움도 어려움이었지만 포기했던 소리를 다시 듣게 된 것이 더 감격스러우셨던지 아이가 다니고 있는 애화학교 김영애(호산나)수녀님께 말씀을 다음 날 바로 하신 모양입니다.
소식을 들으신 수녀님께서 기쁘게 연락을 주셔서 그 날 많은 학생들과 소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계신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보건담당 선생님의 모습에서 넘치는 사랑이 보입니다.
앞으로 애화학교의 많은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함께 소리를 나눌 것을 교장선생님과 기쁜 마음으로 약속하였습니다.
이렇게 조금 장황하게 행사를 정리하는 이유는 한 분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사를 만들어 내는 지를 꼭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많은 청각장애 이웃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삶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을 기다리겠습니다.
09년9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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