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보청기를 착용하셨는데도 우명직 할아버지(79세)께서는 소리가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할아버지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성함을 이름으로 바꾸어 물었다. 그제서야 할아버지께서는 “나? 우명직 이지.” 라고 대답하신다.
“할아버지 올 해 춘추가 어떻게 되세요?” 우 할아버지께서는 또 묵묵부답이시다. 그래서 “할아버지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다시 물었다. “내 나이? 칠십아홉 이지.”
소리를 오랫동안 듣지 못하셨던 어르신들이 청력측정과 디지털 보청기를 휘팅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소리는 보청기를 통해 잘 들리게 되었지만 많은 말을 잃어버리셔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일어나게되는 웃지 못할 일이다.
조금 더 일찍 소리를 들으실 수 있었다면 아마 이런 일들은 생기지 않을텐데. 보청기를 지급하고 있는 현장에서 느끼게 되는 안타까움이다. 이제 잃어 버린 말을 이해하시는데 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어야 한다.
지난 11일(수요일) 밀양시 무안면사무소 2층에서 안운영 영남가나안농군학교장, 이종기 무안면장과 마을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상도에서는 처음으로 ‘소리나눔캠페인’이 열렸다. 이 날 행사를 통해 그 동안 소리를 듣지 못해 답답해 하시던 우명직 할아버지(79세), 이재덕 할머니(80세) 등 총 18명의 어르신들에게 독일 귀걸이형 디지털보청기를 보급해 드렸다.
“아직도 소리를 듣지 못해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이 너무 많으신데, 이런 작은 노력을 통해 앞으로 보다 많은 어르신들에게 혜택을 드렸으면 참 좋겠다.”고 행사를 준비한 무안면 양희병 주민생활지원담당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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