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으면 죽어야지. 보청기는 무슨 보청기여. 내가 살면 앞으로 얼마나 산다고. 그런거 있으면 젊은 사람들이나 해 줘.”
영동군에서 13일 실시된 ‘소리나눔캠페인’을 통해 보청기를 지급받으면서 이창희 할아버지(82)가 하신 말씀이다.
캠페인을 진행해 보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이 할아버지와 똑 같은 말씀을 하시곤 하는데 눈은 보이지 않으면 당연히 안경을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왜 청력에 이상이 있으면 보청기를 해 드릴 생각은 까맣게 잊고 있는지 그래서 어르신 스스로조차 소리를 포기하시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것처럼 나이가 먹는다는 이유로 정말 어르신들은 소리를 잃어버린 삶을 살아야 하시는 것일까?
실제 캠페인 현장에서 보청기를 착용하시고, 소리 듣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그 분들의 속내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랜만에 시원하게 들려오는 소리를 통해 어린아이같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좀더 세심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캠페인을 준비해 온 영동군사회복지협의회 서은선 사무국장은 “그 동안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막상 오늘 행사를 진행하면서 즐거워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그 동안의 어려움이 눈 같이 녹아내리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캠페인이 영동뿐 아니라 다른 많은 지역에서도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알리고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밝혔다.
실제 서 사무국장은 캠페인을 강원도에 소개해 주시기 위해 무던히 애 써 주시고 계시다.
금번 시행된 ‘소리나눔캠페인’은 영동군사회복지협의회가 영동군의 후원을 통해 진행해 임 현 도의원, 박범계 협의회 회장, 박희경 영동군농아인협회지회장, 박성용 영동군자원봉사센터소장 외 군민들 40 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이창희 할아버지(82), 민장식 할아버지(70) 등 21명에게 독일 디지털 보청기를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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