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면서, 아니면 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쯤 와보았을만도 한데 원주 신림면에 있는 가나안 농군학교(가나안교회)를 평생 처음 방문했다. 가나안 교회 장목사님과 가나안 농군학교에 캠페인을 소개하신 제천시사회복지협의회 곽경숙 국장님이 반갑게 맞아 주셨다. 교회가 참 포근했다.
오늘 한 세기를 살아오신 역사적 인물을 만나뵜다. 97세 박태진 할아버지가 그 분이다. 97세이시니 태어나신 연도가 1909년이시니 일제치하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파란만장한 영욕의 세월을 모두 겪으셨는데 막상 박할아버지의 모습은 그런 역사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세계를 살아오신 것 같다.
보청기를 통해 소리가 들려오자 그 동안 닫혔던 할아버지의 말문이 열렸다. 저리 말씀하시기를 좋아하시는데 그 동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육체적 건강함으로 치면 함께 행사 나누신 70-80대 할아버지나 할머니보다 훨씬 건강하신 것 같다.
말문이 터지자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예전 포수 시절에 호랑이를 잡은 이야기다. 그땐 정말 멋지게 사셨다고. 가죽 옷에 총을 메고 가면 모두가 부러워 하셨다고, 게다가 호랑이까지 잡으셨다고 하니.
오래 오래 사셔서 그 자랑스러운 호승담을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랑이 얘기와 함께 지금 이 “소리나눔”의 아름다움도 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많은 후손들에게 전해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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