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처음 들으면서 조용히 흘러내리는 눈물을 바라보고 있는 남과 북의 사람들에게는 정치나 사상적 이념따위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단지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여 이제까지 귀머거리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던 황성국(17세) 군이 본인이 이제 귀머거리가 아님을 확인하는 순간 이제까지의 설움에 복받쳐 오르는 격한 감정과 앞으로 그가 살아가게 될 새 삶의 기쁨이 교차하여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과 그 모습을 눈물고인 눈으로 그윽히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의 사랑스런 모습, 그리고 새롭고 놀라운 문명의 이기를 처음 접하며 즐거움의 탄성을 자아내는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있을 뿐이었다.
6.15 남북 공동선언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 한참 시끄러웠던 지난 6월 14일과 15일 양일간 평양의과대학 2층 외과실에서는 사상과 이념은 없었다. 단지 사랑을 함께 나누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포옹이 있을 뿐이었다.
특히 4살배기 주성이(안주성 : 4세)와 성국이(황성국 : 17세), 순화(최순화 : 17세)가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간직하여 나중에 남과 북이 하나되는 가교가 되었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이번 행사를 마치면서 행사를 주관한 평양의과대학의 류환수 부원장은 “이번 남쪽의 지원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기쁨을 함께 나누었는지 모르겠다. 너무 고맙다.”라고 기쁨과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도 큰 걱정이 앞선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농아를 둔 가정에서는 본인들에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큰 기대들도 하고 또 언제 다시 이런 행사가 있겠느냐고 계속 물어 올 텐데 어떻게 해야 할는지 걱정이다. 앞으로 이런 지원활동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되기를 희망한다.”고 요청하였다.
류환수 부원장의 걱정이 한낱 기우였으면 좋겠다. 북한의 청각장애우를 향한 우리의 사랑으로 가득한 날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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