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군은 처음 강원도와 행사를 준비하는 시점에는 신청자를 미처 모집하지 못하여 캠페인에서는 제외되었었다. 다른 지역에서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도의 박영림 선생님과 다른 농아인협회의 이야기를 듣고 철원 농아인협회가 중심이 되어 행사를 준비했다.
그래서 그런지 춘천 행사를 마치고 철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기대가 많았다. 시간이 얼마 안 걸린다고 춘천에서 이야기는 들었는데, 의외로 가는 길이 험하다. 고개도 많이 넘는 것 같고 군데 군데 모여 있는 마을들이 정겹다.
철원군농아인협회 지부장님은 음악 매니아라고 하신다.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왠일인지 청각장애가 있으신 지부장님께서 음악듣기를 좋아한다고 하시니 왜 그 말이 어색하게만 느껴지는지. 캠페인을 한다고 하면서도 아직까지도 청각장애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양이다.
“청각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오히려 굉장히 섬세한 측면이 있어서, 본격적인 언어교육에 앞서 음악을 통해 소리를 회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역시 최고의 고수들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독일 아우디폰사의 나성욱 이사님이 슬쩍 참견을 한다. 새로운 발견이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인 것을. 나성욱 이사님이 핸드폰을 꺼내들고 현철씨가 부른 노래를 찾아 들려주며 보청기의 성능을 지부장님께 확인해 본다. 노래 제목까지는 생각이 잘 나지를 않는데 디지털의 성능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나이사님이 캠페인에서 늘 습관처럼 하는 일인데… 당연히 지부장님의 입가에 만족한 미소가 깃든다. 손으로는 박자를 맞추면서.
모든 청각장애우들이 디지털 보청기를 착용하고 청각장애우와 함께 하는 정기 음악회를 열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때는 꼭 철원농아인협회 지부장님을 초청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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